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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 수 없는 불면증 치료제 – 골드베르크 변주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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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입학 즈음을 시작해 20대 중반을 넘어가던 때까지, 10여 년 넘게 들어 온 팝 음악에 슬슬 질려가던 2009년. 삶의 새로운 빵과 버터를 찾기 위해 그 동안 쉽게 손 댈 수 없을 것 이라 생각했던 장르들에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그 중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클래식…음악의 서열화를 논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클래식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록음악들 보다는 훨씬 고차원적이고 지적인 음악임을 인정 하는 편 이었고, 정말 멋진 음악이긴 하지만 마치 비싸서 못 가는 고급 레스토랑 처럼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 이었다.
어찌되었건 클래식에 찌들어 보기로 마음을 먹은 바, 작곡가 해설에 대한 동영상 강의도 찾아듣고 IPTV를 통해 클래식 공연을…봤다기 보단 옆에 틀어 놓기라도 했었다. 이런 과정 끝에 구스타프 홀스트의 행성 모음곡,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등 평생을 두고 좋아 할 만한 클래식을 찾아내는 멋진 경험을 했었고, 등교 버스를 놓친 어느 날 맥X에서 나오는 노란 커미믹스 한잔에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2번 2악장 도입부의 바이올린 솔로를 반복 재생 하며 오전 수업을 재껴(?)주는 여유를 부리기도 했었다. 지금은 예전만큼 클래식을 파고 들어 보겠다는 의지는 많지 않지만 언젠가는 록음악만큼이나 파고 들어가고 싶은 미련 중 에 하나다. 이번에 다룰 음악은 항상 어느 자리에서건 제일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이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좋은 음악은 꺼내고 들려주고 나 누고 싶은 사람으로써 꼭 한번 다뤄보고 싶었던 주제이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제 1변주를 듣고 어디서 많이 들어 본 듯한 느낌을 받은 분 들을 위해….시간을 달리는 소녀’에서 시간을 거스르는 장면 마다 골드베르크 변주곡 제 1변주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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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의 모든 역량을 쏟은 불면증 치료 음악
반복하지 않고 전곡 연주에 걸리는 시간은 약 50분, 아리아-30개의 변주-아리아 3개의 틀이 치밀한 계산을 바탕으로 건축적 구조를 이루는 바흐의 모든 작곡역량이 총 동원된 대규모의 변주곡이다.
이미 많은 사람이 알고 있듯 이 곡은 독일 주재 러시아 대사였던 카이저 링크의 불면증치료를 위해 만든 음악이다. 당시 불면증으로 고생하던 백작은 골드베르크 라는 클라비어 연주자를 고용하고 있었는데, 매일 밤 골드베르크의 연주를 들으며 잠을 청해보려 했지만 전혀 효과를 볼 수 없었다. 백작은 바흐에게 수면제를 대신 할 수 있는 곡을 바흐에게 의뢰 했고, 궁정 음악가 자리를 얻을 수 있게 힘써준 백작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이 곡을 써서 보냈다. 백작은 이 작품에 많은 애정을 보였고 골드베르크에게 자주 연주를 주문했다고 한다. 거금의 작곡료를 받은 바흐는 만성적이었던 가계적자를 모면했다고 전해진다. 바흐가 처음 이 곡을 출판했을 당시에는 클라비어 연습곡집의 4부로 출판했었고, 곡 제목은 2단의 손건반을 가진 쳄발로를 위한 아리아와 여러변주였다고 한다. 제목이 너무 어려웠는지 이후에 백작이 고용했던 연주자의 이름을 따 골드베르크 변주곡이라 부르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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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tiana Nikolaeva - J.S Bach The Goldberg Variations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다룬 음반 중 가장 유명하고, 가장 인기 있는 음반은 글렌 굴드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중 55년과 81년 녹음 일 것 이다. 55년 첫 녹음에서 보여준 엄청난 스피드와 힘, 현란한 테크닉. 81년 녹음에서는 다가오는 죽음을 예견하고 준비 하듯 차분함과 정제된 힘을 보여 준다. 괴성을 내며 연주를 하는 캐나다 출신 괴짜 피아니스트의 골드베르크는 반론의 여지가 없는 마스터피스 임이 분명하며 필자에게도 클래식에 편하게 다가가는 결정적 계기가 되는 앨범이기도 하지만, 클래식을 감상하는 재미 중 하나는 연주자 마다 다른 표현력을 즐기는 것 이기 때문에 이미 유명세의 정점을 찍은 글렌굴드의 앨범보다는 비교적 덜 알려진 ‘최고의 여성 바흐 스페셜리스트’라고 불리는 타티아나 니콜레예바의 스톡홀름 라이브 실황 앨범을 소개하려 한다. 1924년 러시아에서 태어난 니콜라예바는 4살 때 처음으로 바흐의 곡을 연주하며 바흐를 접했다. 1950년 바흐 서거 200주년 기념 바흐 콩쿨에서 우승, 현대음악의 거장 쇼스타코비치의 인정을 받으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지만, 활동시기가 냉전시대 인지라 서방세계에는 알려지지 않았다.위에 거론한 글렌굴드가 서방연주자로써 최초로 러시아에서 연주회를 가진 이 후 양측의 음악적 교류가 미미하게 시작되고, 니콜라예바도 1990년 미국에서 첫 연주회를 가지며 서방세계에 뒤늦게 이름을 알려가기 시작하지만, 1993년 무대에서 쓰러진 후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니콜라예바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글렌굴드의 느낌과 대치하는 조심스러움과 섬세함이 느껴 지지만 여성 연주자에게서 보기 드문 깊은 호흡과 큰 스케일을 가진 그녀답게 약음기를 낀 바이올린처럼 작지만 절대 작지 않은 장중한 연주를 들려준다.바흐의 평균률과 함께 니콜라예바의 대표적인 명연으로 손 꼽히는 이 공연실황 앨범은, 그녀가 표현하는 바흐가 특별한 이유를 가장 잘 설명하고 있는 앨범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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